우아하게 레스토랑이나 해 봐? 외식업은 전쟁이다!
2009-03-05 06:00 CBS탐사보도팀 문영기 선임기자
사례① ‘그래 때려친다. 때려쳐!’ 상사의 면전에 호기있게 사표를 집어 던지고 돌아선다.
사례② 회사 인사과에서 메일이 왔다. ‘금년 회사의 사정으로...’ 이렇게 시작되는 메일은 직장인에게 사실상 사형 선고다.
사례③ 이력서를 벌써 50통째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화려한 백수다.
수많은 사례가 있겠지만, 이럴 경우 대개 돈벌이의 대안으로 음식점을 생각한다. 먹는 장사가 그래도 가장 낫지 않겠어? 하고 뛰어든 외식업. 하지만 음식점 경영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처럼 낭만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 문을 연 음식점 가운데 90%가 1년 안에 폐업을 하고, 그 가운데 7-8%는 3개월 이내에 문을 닫는다. 하물며 지금 같은 불경기에는 말해 뭣하랴.
정확히 3년 10개월만에 7평짜리 음식점을 380평으로 늘린 사람이 있다. 있는 돈 몽땅 사기 당하고, 돈 빌려 시작한 음식점으로 12년만에 80억을 벌어들였다. 음식점을 여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대봉씨를 만나, 경쟁 치열한 외식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을 들어봤다.

사근사근하게 인사성 밝은 서비스맨을 기대했던 예상은 빗나갔다. 의정부의 노동교육원에서 만난 이대봉 교수는 군인의 풍모였다. 목소리도 근엄했다. 그는 현재 경기도 위생교육원에서 음식점을 열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이대봉 교수가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장소부터 찾지 말고, 주방에 들어가 요리부터 배우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식업을 창업하면서, 우선 장소가 좋아야 한다며, 부동산 업소부터 찾는다. 하지만, 장소를 물색하기 전에 한식, 양식, 일식등 창업해야 할 분야의 상품을 먼저 공부해야 한다. 예를 들면 그 분야에서 손님이 많은 업소를 택해 주방에서, 홀에서 창업 트레이닝을 먼저 해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 출시해야할 상품을 오너가 직접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모델 식당을 정해라, 그리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근무를 하면서, 식자재 구매라인, 종업원을 채용할 수 있는 방법, 외식업계의 생리는 어떤 지부터 파악을 해야 한다. 장소부터 보러 다니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창업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이겠다.
◈ 구걸하며 동생 먹여 살린 소년 가장
그의 인생은 참 극적이다. 중학교 2학년때 가정이 풍비박산나면서 어린 동생 둘을 데리고 구걸을 하며 끼니를 때웠다고 했다. 가출한 어머니를 찾느라 전국을 떠돌아다녀 입영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군 기피자가 됐다.
월남전으로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초급장교가 부족하던 시절, 군 장교로 입대하면, 입영 기피자 명단에서 제외시켜 주겠다고 해, 군에 입대했고, 16년 동안 장교로 복무하다 제대했다. 그리고 군 전역할 때 받은 퇴직금과 식당하려고 모아놓은 적금, 작은 아파트까지, 가장 절친한 친구에게 사기를 당한 뒤, 그는 농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어렵게 목숨을 건진 그는 주변의 도움으로 인천에 7평짜리 다 쓰러져 가는 가게를 얻어 식당을 시작했다.
◈ 구두닦이, 택시기사, 114 안내 도우미
음식점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16년동안 배어있는 직업군인의 뻣뻣한 자세로 손님을 상대하니 장사가 잘 될 리 만무했다. 궁리 끝에 그는 밀짚모자에 모시적삼을 입고, 가게 앞에 나가 지나는 행인에게 무턱대고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미친 사람 취급을 하던 사람들이 한달, 두달이 지나자 점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매출도 늘어갔다.
그리고 그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눈을 돌렸다. 주변 건물에서 구두를 닦는 사람,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등에게 다정한 인사와 함께 커피를 건넸다. 그렇게 친하게 된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가게는 주변 직장인들에게 알려졌다.
4개월쯤 지나 종업원이 10명쯤으로 늘었을 때, 그는 종업원들에게 택시 출근을 시켰다. 그리고 종업원이 타고 온 택시 기사는 그냥 보내지 않았다. 사장님 호칭과 함께 따뜻한 커피 한잔을 건네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남는 잔돈도 택시 기사 몫이었다. 그렇게 다시 한,두달이 흐르면서, 인천시내에서 택시를 타서 맛있는 음식점을 물으면, 그의 식당으로 안내하는 택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산채정식집 전화번호를 묻는 전화가 하루에 2백통씩 걸려오니, 114 안내 도우미들도 정원산채의 ‘정’자만 나오면 전화번호가 저절로 나왔다. 114 안내 도우미 홍보 덕분에 시청에 외국인 손님이 오면 들르는 인천의 대표적인 음식점이 됐다.
그리고 3년 10개월 만에 7평짜리 허름한 가게는 지하 1층 지상 3층, 380평짜리 대형 음식점이 됐다. 한 달 매출이 4억원에 육박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88년부터 94년까지 돈을 지겹도록 벌었다”
◈ 외식업은 전쟁이다.
군인출신이어서 일까. 음식점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그는 “외식업은 목숨을 건 전투현장이다. 반드시 성공하든지 아니면 쥐약을 먹을 각오를 하고 뛰어들어야 한다”며 조금은 섬뜩한 조언을 했다. 외식업을 낭만적으로 생각하고 뛰어들었다가는 백전 백패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절대 남을 믿어서는 안된다. 주방장을 믿지 말고, 부동산 업소 믿지 말고, 본인이 직접 가게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점심, 저녁시간에 열흘이면 열흘, 한달이면 한달 실제 고객이 얼마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실패하는 사람들이 부동산 업소를 믿거나, 주방장을 믿거나, 소개해 준 사람을 믿어서 그렇다. 누군가를 믿기 시작하면, 사기꾼의 표적이 될 수 있다.”

◈ 요즘 같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창업하려면
경기가 좋을 때 식당을 해도 살아남기 힘든 판에, 지금 같은 최악의 불경기에 선택할 수 외식산업은 어떤 것이 좋을까. 기발한 발상과 노력으로 외식업에서 크게 성공한 이재봉씨지만, 그에게도 불경기는 넘기 힘든 벽인가보다. 그러면서 그는 조심스럽게 배달서비스를 권했다.
“배달업을 하되,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집의 경우 배달하는 사람들을 보고 고객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배달하는 종업원들에게 깔끔한 복장부터 시작해 완벽한 교육을 통해, 배달하는 사람 하나만 봐도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어렵지만, 아직도 개척할 분야는 많이 있다고 했다.
“소규모 창업도 고려해 볼 한 아이템이다. 초기투자를 많이 할 것이 아니라, 벌어서 확장해 갈 수 있는 위치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내가 성공했을 때 경쟁업소가 들어올 장소는 없는가 까지도 고려한다.”
◈ 조리명문학교를 세우는 것이 꿈
일주일 세 번씩 그는 음식점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다니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시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재산을 모으면, 조리와 경영을 모두 가르치는 조리 명문학교를 세우는 것이 그의 꿈이다.
| 이대봉의 333전략 |
| 3초안에 손님을 끌어라 ①3단계 전략을 세워라 ②점포 주위에 답이 있다. ③최고의 아이템은 자신 안에 있다. 3달안에 입지를 굳혀라 ①한가지 메뉴로 승부하라 ②최상의 서비스를 준비하라 ③조직을 철저히 운영하라 3% 아이디어를 발휘하라 ①여론전쟁에서 승리하라 ②매상을 많이 올리는 고객을 감격시켜라 ③여성을 잡으면 점포의 미래가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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